화초의 삶
보랏빛 그을린 한 줄기 햇살아래
어여쁘게 피어올린
가녀린 줄기
이슬을 머금고
조금씩 조금 씩
그대 자라나는 자태를 볼 때
내 마음 얼마나
아름다운 그리움을 꿈꾸었던가
나 홀로 방황의 늪 속을
이리저리 헤맬 때
모두 다 숨죽이고
나의 마음만 찾아주길
바랬던 그리움이 아니었던가
이제는 메말라 버린 이파리조차
나를 반겨줄 수 없는
쓸쓸한 걸음 뒤로 미루고
애절한 곡조 남기고
멀어져 가는 삶을 바라볼 때
나의 마음 서글프기 그지없구나
2003. 10. 素潭 윤복림